"처음에는 봉사하러 간다고 생각하지만 현지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각이 바뀝니다. 그들을 통해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는 순간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됩니다. 결국 많은 학생들이 '주러 갔다가 오히려 받아온 것이 더 많다'는 생각으로 돌아옵니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국제청소년연합(IYF) 활동의 비결에 대해 묻자 박옥수(62·기쁜소식강남교회 담임·사진) 목사는 이같이 답하고 "이는 스스로를 던져 무너뜨리고 근본 마음을 돌아볼 계기를 얻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YF는 지난 1995년 박 목사가 문제아였던 미국 교포학생 1명을 한국에 데려와 지도하기 시작한 것이 모태가 된 단체. 지난 2001년에는 사단법인으로 출범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2002년부터는 세계 각지에 해외봉사단을 파견하는 등 10여년간 성장을 거듭했다. 올해 1월에는 1800여명이 참여한 IYF글로벌 캠프가 열렸고, 현재 세계 60개국에 551명의 봉사 인원이 파견되는 등 주목받는 청소년 선교 및 봉사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수박 겉핥기식 봉사가 아니라 아프리카나 인도 등 오지에서 현지인들과 똑같이 생활하며 활동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평소에는 정말 고마움을 모르고 생활하던 학생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시련과 어려움을 겪으며 신앙도 새로워지고, 나약했던 자신의 의지도 한 단계 넘어설 수 있게 되는 거죠."
박 목사는 '대학생 해외 파견'이라는 말에 단순한 봉사 활동이나 어학 연수 등을 떠올리면 안 된다고 경계했다. 파견 학생들 모두 도시가 아닌 가난한 오지 마을 등지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현지인들과 똑같이 생활하다 보니 말라리아를 비롯한 온갖 풍토병에 걸리는 일도 다반사다. 처음 1~2주일간은 현지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 굶는 일도 흔하다. 하지만 그 고비를 넘겨 자신의 벽을 무너뜨리면 한국에 돌아와서도 오히려 그곳 사람들을 잊지 못하는 상사병에 시달리게 된다고 박 목사는 전한다.
"아프리카에 가면 대부분 학생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웃음들은 거짓이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네들의 웃음과 전혀 다른,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보고 충격을 받게 됩니다. 결국 이 학생들이 돌아올 때는 기존의 자신과 다른, 현지 사람들이 다 되어서 오게 됩니다."
인생을 낭비하며 방황하는 자녀들을 보고 발만 동동 구르던 많은 부모들은 IYF를 통해 잃었던 자녀를 도로 찾게 되었다며 열렬한 후원자가 되었다. "교육에 미래가 없다"는 말이 쉽게 나오는 요즘, 문제 청소년들이 변화되고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꾼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IYF는 돕고 있다. 박 목사는 "청소년들이 주변의 숱한 유혹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힘은 결국 신앙으로부터 나온다"는 신념으로 이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물론 미국 등 해외에서도 저명한 목회자로 손꼽히는 박 목사의 설교는 미국의 유명 일간지인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물론 올해부터 '뉴욕 타임스'에도 영문으로 실리고 있다. 주일 설교는 중국어, 스페인어 등으로 동시 통역되고 있으며 60여개국에서 그의 설교가 방송되고 있다. 지난 1986년 부산에서 설교한 내용을 책으로 옮긴 설교집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은 12개 국어로 출간돼 한국에서만 50여만부, 중국에서 10만부가 나가기도 했다.
최근들어 박 목사는 기독교의 본질적인 가르침과 다른 모습이 많이 발견되고 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타락한 교회들이 너무나도 많고 교회에 나가면서도 죄로 고통받는 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무너뜨리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도 얼마든지 타락할 수 있지만 제가 제 자신을 버리는 한 하나님이 언제까지나 나를 붙들어주실 줄 믿습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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